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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di & Gogo

single channel video | 2006 | New York | Hun Gallery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기다림의 액션이나 떠나려는 시도들, 반복적인 말과 행동을 통해 시간의 문제를 주관적 영상으로 담는다. 희곡 속에 등장하는 디디(블라디미르)와 고고(에스트라공)는 작품의 주인공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도입부는 작품의 텍스트를 충실하게 재해석했으며, 설정화면을 통한 무대 위의 연극적 표현과 등장인물의 연기패턴을 마리오네뜨의 상징으로 풀어낸다. 또한, 디디와 고고는 지루한 해석의 말들을 끊임없이 지껄이고, 말과 행동(입모양)의 불일치를 보여줌으로써 의미없는 타임라인을 빼곡히 채우고, 이를 강조한다. 결국, 이들은 페르소나(가면)의 탈을 벗지 못하고 부조리한 정황에서 가면 밖의 세상을 응시할 뿐이다.

공연 예술의 핵심은 현존이고, 영상은 스크린으로 투영되는 24프레임의 허상이다. 현상과 개념으로부터 출발한 각각 예술장르의 속성과 진정성을 견지하고 이들의 조합을 꾀함으로써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모색한다. 또한 <고도를 기다리며> 작품에 나타나는 기다림은 액션의 부재를 보여주는 반액션의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는 고유한 현존의미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연극이 지니는 관례를 깨뜨리고 있으며, 영상과의 결합이 보다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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